본문 바로가기
천문학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허블의 차이점 – 관측 범위, 성능, 기술의 모든 것

by bluesky-story004 2025. 7. 12.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허블의 차이점 – 관측 범위, 성능, 기술의 모든 것

천문학과 우주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허블 우주망원경은 1990년 발사 이후 수많은 발견을 이끌어 왔습니다. 허블은 가시광선과 자외선 관측으로 인류가 처음 보는 성운, 은하, 블랙홀의 모습을 전 세계에 공개해 왔으며, 그 발견은 과학 교과서와 교양 다큐멘터리를 바꿀 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허블과는 전혀 다른 목적과 기술적 성능으로 설계된 차세대 망원경으로, 우주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존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제임스웹은 발사부터 전개, 냉각, 관측까지 극도로 정교한 시스템이 적용되어 ‘우주 공학의 정수’라 불릴 정도로 기술적 완성도가 높습니다. 둘은 비슷한 우주망원경이지만, 관측하는 빛의 파장부터 궤도, 크기, 성능, 주요 연구목표까지 많은 차이를 갖고 있어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관측하는 빛의 파장

허블 우주망원경은 주로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 영역의 빛을 관측합니다.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우주의 모습을 매우 선명하고 아름답게 포착해왔으며, 수많은 초신성, 성운, 은하 충돌 장면을 담아 과학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허블의 자외선 관측 능력은 지상 망원경으로는 대기 흡수 때문에 불가능했던 초자외선 스펙트럼 해석을 가능케 해, 항성 대기의 금속 함량 연구와 블랙홀 주변의 고온 가스 관측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반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주로 적외선 영역을 관측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적외선 관측의 장점은 우주 초기의 빛, 먼 은하와 별의 형성 시기, 행성 대기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는 데 탁월하다는 점으로, 이는 현재 천문학계에서 가장 우선순위 높은 연구 주제입니다. 적외선은 먼지 구름을 뚫고 더 깊은 곳을 볼 수 있으므로, 허블이 보지 못한 태초의 우주를 연구하는 데 필수적이며, 특히 JWST의 중적외선 관측 능력은 성간 먼지와 가스 구름을 투과해 은하 중심부의 별 탄생 영역을 해부하듯 분석합니다. 이처럼 두 망원경의 파장 차이는 단순히 ‘관측 범위가 다르다’는 수준을 넘어, 연구의 패러다임과 데이터 활용 방식 전반을 달리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입니다.

망원경의 크기와 주경 직경

허블의 주경(주 반사경) 지름은 약 2.4m입니다. 이 크기로도 충분히 혁신적인 사진들을 담아내었고, 당시 기술로는 발사체 규격과 무게 제한을 모두 충족하는 최선의 설계였습니다. 실제로 허블은 30년 이상 운용되면서 수백만 장의 관측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고, 1만 편 이상의 천문학 논문에 직접 활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웹은 무려 6.5m의 거대한 주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는 허블보다 2.7배 이상 크며, 집광 면적은 약 7배에 달해 훨씬 어두운 천체나 먼 은하를 더 자세히 관측할 수 있는 성능을 자랑합니다. 또한 JWST의 주경은 베릴륨 소재의 18개 육각형 거울 조각으로 이루어진 접이식 구조여서, 로켓에 실을 수 있도록 컴팩트하게 접었다가 우주에서 펼치는 혁신적 메커니즘을 적용했습니다. 주경의 크기가 클수록 더 많은 빛을 모을 수 있고, 관측 가능한 거리와 해상도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제임스웹은 ‘빛을 모으는 괴물 망원경’으로 불립니다. 이는 우주 초기의 희미한 은하나 적외선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절대적 조건으로, 허블과 JWST의 근본적 성능 차이를 만들어내는 핵심 요소입니다.

궤도와 위치의 차이

허블은 지구에서 약 570km 떨어진 저궤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인 우주왕복선으로 접근이 가능해,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총 5회의 서비스 미션을 통해 고장난 부품 교체, 카메라 업그레이드, 지향 안정 장치 교체 등을 받으며 성능을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수리 임무 덕분에 허블은 30년이 넘도록 현역 관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제임스웹은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2(L2) 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L2는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태양의 빛과 열에서 멀리 떨어져 적외선 관측에 최적인 냉각 환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JWST는 태양과 지구를 등 뒤로 두고 L2를 공전하기 때문에, 거대한 열차단막을 펼쳐 망원경 본체가 영하 230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거리는 인간이 직접 방문해 수리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으며, 한 번의 치명적 고장이 전체 임무 종료로 이어질 수 있는 ‘단일 실패점(single point failure)’ 구조이기에 발사 전 지상 시험이 극도로 까다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연구 목표와 임무 차이

허블은 다양한 천문학 연구에 활용되었지만, 주로 별과 은하의 구조, 블랙홀, 성운, 외부 은하 관측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허블의 초점은 가시광선 및 자외선 관측으로 우주의 현재 모습을 고해상도로 담는 것이었으며, 이를 통해 블랙홀 존재의 직접적 증거, 암흑물질 분포 추정, 초신성 거리계측 등 현대 우주론의 기본 틀을 세우는 데 기여했습니다. 제임스웹의 가장 큰 목표는 ‘우주의 새벽’을 관측하는 것입니다. 빅뱅 이후 최초로 형성된 별과 은하의 빛을 탐색하고, 외계행성 대기의 화학적 조성까지 분석하여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연구합니다. 이는 ‘코스믹 돈(Cosmic Dawn)’이라 불리는 우주 초창기 은하와 별 탄생 시기의 적외선 신호를 직접 포착해, 현재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의 기원과 진화라는 본질적 질문을 탐구하는 데 특화된 임무입니다. 또한 제임스웹은 태양계 외 행성 탐색과 대기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제2의 지구’를 찾는 아스트로바이올로지 연구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술적 혁신의 차이

허블은 대기권 밖에서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선명하게 관측하는 데 성공했지만, 제임스웹은 이를 뛰어넘어 극저온 냉각시스템, 접이식 주경, 열차단막(Sunshield) 같은 혁신적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특히 열차단막은 테니스코트 크기만큼 커서 태양열을 100만 분의 1로 차단해 망원경을 영하 230도 이하로 유지시킵니다. 이 열차단막은 5겹의 카플톤 필름으로 구성되어 각 층이 전도와 복사열을 단계별로 차단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극저온 상태는 적외선 관측의 핵심으로, 망원경 자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노이즈를 최소화해 극도로 희미한 외계행성 대기 신호나 은하 형성 초기의 빛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JWST의 광학계는 18개 거울 조각의 정밀 조준을 위해 나노미터 단위의 위치 조정 기술을 적용했으며, 이는 발사 후 원격으로 3개월 이상에 걸쳐 미세 조율을 진행하는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했습니다. 이러한 극한의 기술 덕분에 적외선 감도와 해상도가 대폭 향상되었고, 제임스웹은 허블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관측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망원경의 협력 가능성

허블과 제임스웹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입니다. 허블이 관측한 가시광선, 자외선 이미지와 제임스웹의 적외선 이미지를 결합하면 훨씬 더 풍부한 우주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NASA와 ESA의 연구팀은 허블의 자외선-가시광선 데이터와 JWST의 적외선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은하 형성 시기의 물리적 조건과 별 생성 메커니즘을 보다 종합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도 두 망원경의 데이터를 통합해 새로운 논문이 발표되고 있으며, 이는 천문학 분야에서 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블이 포착한 은하 충돌 현장의 가시광선 분포 위에 JWST의 적외선 데이터를 합성하면, 가시광선으로는 볼 수 없는 별 형성 영역의 정확한 위치와 분자 가스 분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허블과 제임스웹의 협력 관측은 빅데이터 융합, AI 기반 스펙트럼 해석과 함께 현대 천문학의 미래를 여는 핵심 자산이 될 것입니다.